조리원은,
그때는 몰랐지만
천국이었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야
그곳이 진짜 쉼이었단 걸 알게 되었다.
산후도우미는 최대 3주까지 신청할 수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함께해 주셨고,
그 시간 동안 집안 정리도 되고
내가 쉴 수 있는 여유도 조금 있었다.
하지만 밤은 달랐다.
아이는 2~3시간마다 깨서 울었고
우유, 트림, 기저귀, 안아주기…
회사를 가야 하는 남편도 함께 잠을 못 잤다.
두 사람 모두 조금씩 지쳐갔다.
가끔은 ‘내가 좀 더 젊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체력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손목은 시큰거렸고,
배는 왜 이리 들어가지 않는 건지…
붓기라고 믿고 싶었지만,
사실 그냥 커진 것이었다.
몸은 무거웠고,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울고 보채었다.
정말 ‘육아는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이렇게 힘든 시기는 처음이었다.
지금 아이는 20개월이 되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쉽지만은 않다.
발달 시기마다 새로운 어려움이 찾아왔고
그때마다 다시 버텨야 했다.
‘좀 더 체력을 길러둘 걸 그랬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내가 이렇게 체력이 약한 줄 몰랐다.
집안일은커녕,
제대로 밥 한 끼 차려 먹기도 어려웠다.
결국,
산후도우미 기간이 끝난 직후
나는 짐을 싸서 친정으로 갔다.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백일이 넘는 시간을 친정에서 보내게 되었다.
낮에는 엄마가 도와주셨지만,
밤부터 아침까지는 여전히 내가 온전히 감당해야 했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날들이 반복되었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는 두려움이 커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날이 오긴 오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때 알게 되었다.
‘정말 다행이야. 친정이 가까워서.’
아이는 너무 예뻤다.
그렇다고 힘든 것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이 두 감정은 늘 함께였다.
하지만 이 작은 아이가
내 품에 꼭 안겨
쌔근쌔근 숨을 쉬며 잠이 들 때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로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기싸움 중입니다, 21개월 아기와 (0) | 2025.06.20 |
---|---|
💤 꿈도 체력도 사라지는 요즘 (0) | 2025.05.20 |
🌸 "내게 와줘서 고마워" – 나의 첫 만남 이야기 (0) | 2025.05.02 |
오랫동안 기다린 작은 선물 (0) | 2025.04.29 |
두 번째 인생의 전환, 그리고 내게 찾아온 기적 (0) | 2025.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