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가진 후,
처음엔 정말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가족들에게만 살짝 알리고
그저 안정기에 들어설 때까지만 기다리자 마음먹었다.
속으로는 너무 자랑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
무조건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나이가 많았고, 노산이었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건강”이었다.
그저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기만 기도했다.
다행히 아이는 주수에 맞춰 잘 자라주었다.
병원 가는 날이 그렇게 기다려질 수 없었다.
"우리 아이는 얼마나 컸을까?"
"어떻게 생겼을까?"
늘 설레는 마음으로 진료실로 향했다.
임신 내내,
나는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살았다.
아이에게 말을 걸다가
어느새 눈물이 쏟아질 때도 많았다.
호르몬 때문일까…?
툭하면 눈물이 나왔다.
“나한테 와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매일 아이에게 그렇게 말했다.
내 안에 아이를 품고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다.
막달에 가까워질수록 잠도 못 자고
몸도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내게 와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기뻤다.
병원에서 “아이가 잘 크고 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났다.
그 감사한 마음으로 교회에 감사헌금을 드리기도 했다.
목사님은 헌금 문구를 보시곤
잠시 말을 잇지 못하시며 울컥하셨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었는지.
정말, 많은 사람의 기도로
기다렸던 아이였다.
아이의 크기가 크다는 이유로
37주에 수술로 출산하게 되었다.
자연분만을 원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만날 수 있다니…”
그 생각만으로도 벅찼다.
수술 전날, 새벽에 짐을 싸고
병원으로 가는데도
믿기지 않았다.
“내가… 아이를 낳는다니…”
수술 중에도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었다.
다들 잠든다는데
나는 눈을 감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 나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늘 드라마에서만 보던 장면이
내게도 일어난 순간.
“내가 진짜… 엄마가 되었구나.”
아기가 나와서 간호사가 보여줬는데
너무 이상했다.
얼굴은 퉁퉁하고, 엄청 컸다. 😂
그럴 만도 했다.
우리 아이는 4.4kg 우량아로 태어났다.
“꼭 사진 찍어놔!”
남편에게 부탁했다.
입원실에 누워 마취가 덜 깬 상태로
몸은 이상했지만
“빨리 아기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다음 날, 걸을 수 있게 되자
링거를 들고
남편과 함께 신생아실로 갔다.
첫날보다 부기가 빠져서 새초롬하더라.
크게 태어났지만,
그래도 신생아는 신생아구나…
참 작고 소중했다.
한 번 보니까
“빨리 안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조리원으로 이동하고
“젖 물리러 오세요”라는 소리에
나는 정말 엄청난 속도로 달려갔다. 😆
처음 내 품에 안았을 땐
참 어색하고, 이상했다.
내 품에서 조용히 숨 쉬는 작은 존재.
그 작은 숨결이
참 소중하고,
참 사랑스러웠다.
나는 모유수유를 꼭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도 “초유는 꼭 먹여야 해”라는 생각에
열심히 유축해서 신생아실에 가져다주었다.
양이 적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조리원에서의 시간은
쉼이기도 하고,
“내가 엄마가 되었구나”
조금씩 실감해 가는 시간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 조리원 시간이
“진짜 천국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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