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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살아가는 이야기

💤 꿈도 체력도 사라지는 요즘

by 모모로그 2025. 5. 20.

 

정신없이, 혼자 육아를 시작했다.
몸도 마음도 조금씩 지쳐갔다.

아기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정작 내 몸은 따라주질 않았다.

살도 많이 찌고,
출산 후 회복도 덜 된 상태라
모든 게 귀찮고,
무언가 하기가 너무 싫었다.

 

내 시간은
아기가 잠든 그 짧은 순간뿐인데,
그마저도 푹 쉬질 못했다.
쉬어야지 다짐했던 일들도
막상 아기가 잠들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었다.

 

다들 아기 잘 때 같이 자라고 말하지만,
희한하게도 아기가 잠들기 전까진
미칠 듯이 피곤하다가
막상 아기가 잠들면
내 눈은 말똥말똥해진다.

 

엄마는 어린이집에 보내라고 하셨다.
그치만…
돌도 안 지난 아이를 어떻게 보내나.
아기와 떨어지는 상상만 해도
불안했다.

그래서 생각했었다.
만 3세까지는 내 품에 꼭 안고 있자.
하지만…

 

그때,
예상치 못하게 일할 기회가 생겼다.

많이 벌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생활비라도 조금 보탤 수 있다는 생각에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계획엔 없었지만
엄마 혼자 보기 힘드시니
시간제로 어린이집도 알아봤다.

다음 해 3월에 입학 대기를 걸고
그전까지는 오전에는 엄마가 봐주시고
오후 3시간만 어린이집에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일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그래도 엄마가 아이를 봐주니
마음은 조금 놓일 수 있었다.

그렇게 일을 8개월 했고
지금은 다시 백수.

 

3월부터는 아기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내게도
조금은 여유 있는 시간이 찾아왔다.

처음엔 ‘이 시간 동안 푹 쉬고
제대로 재충전하자’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간이 생기니
의욕도 사라지고,
몸은 더 무거워졌다.

 

쉬게 되면 부지런히 하고 싶던 것도,
이상하게 점점 미뤄지고
게을러지고
에너지가 빠져버린 느낌이다.

 

육아도 잘하고 싶고
내 꿈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현실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디지털노마드가 되고 싶었는데
그건 정말,
부지런한 사람만 가능한 일 같기도 하다.

처음 타올랐던 열정은
피곤 앞에서 사그라들고,
해야 할 일은 머리엔 떠오르는데
몸이 안 따라준다.

요즘은
그게 조금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