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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번역 & 나의 시선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도운 그들, 빠르게 보상받다

by 모모로그 2025. 3. 24.


스티브 콘토르노, CNN
2025년 3월 23일 오전 5:00 EDT

비트코인 투자자이자 오랜 전도사인 데이비드 베일리는 2024년 초,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가상자산을 정치적으로 수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설명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후 트럼프가 미국을 ‘비트코인의 안식처’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가상자산 업계가 그의 대선 캠페인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베일리는 트럼프의 지지가 일시적인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나 트럼프는 재집권 후 연방 정부의 가상자산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단번에 뒤집었다. 이달 초, 그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과 함께 비트코인을 보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오랫동안 암호화폐 지지자들이 주장해 온 정책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던 조치였다.

 

베일리는 이에 대해 “1년 전 최면에 걸려 ‘네가 꿈꿀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말해봐’라고 했다면, 이건 완전히 판타지였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트럼프가 비트코인 지지 후보로 처음 나섰던 행사인 비트코인 콘퍼런스의 주최자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다소 예상치 못한 방식의 연합 구축 전략 덕분에 가능했다. 그는 비트코인 지지자들과 같은 기존 공화당 후보들이 간과할 법한 유권자 집단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맞춤형 정책 공약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를 지지했던 이들에게 보상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2024년 10월 촬영된 이 사진에서, 룸비족의 일원인 애비게일 블루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레드스프링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지지 유세 행사 중 무대 옆을 지나가고 있다.
데이비드 예이젤/AP/파일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룸비족, 즉각적인 보상받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룸비족은 수십 년 동안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8년 동안 이 지역 최대 원주민 부족을 공략했고, 지난해 가을 연방정부의 공식 인정을 약속했다. 이는 투표 결과로 이어졌다. 룸비족이 많이 거주하는 로브슨 카운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두 차례나 승리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는 28% 포인트 차이로 압승을 거뒀다. 이는 그가 출마한 세 번의 대선 중 가장 큰 격차였다.

그리고 취임 사흘 만에 트럼프는 룸비족의 연방 인정 지위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내용의 정책 각서를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백악관에서 나온 가장 강력한 지지 선언이었다.

이 같은 ‘거래적 정치’에 대해 룸비족의 존 로우리 추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치란 원래 그런 것”이라며 “우리 부족이 표를 주는 대상은 이념이 아니라 우리의 표를 얻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노조와의 예상치 못한 연합, 그리고 보상

트럼프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노동조합에도 손을 뻗었다. 그의 공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노동조합 내부에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팀스터 노조(미국 화물운송 조합)의 숀 오브라이언 위원장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기조 연설을 하며 민주당을 놀라게 했다.

이후 트럼프는 11월 21일 마러라고에서 오브라이언을 만나 노동부 장관 인선 문제를 논의했다. 오브라이언은 오리건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 로리 차베스-데레머를 추천했고, 이에 대한 재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이를 수락했다. 다음 날, 그의 인수위원회는 차베스-데레머를 노동부 장관 후보로 공식 발표했으며, 그녀는 이달 초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오브라이언은 이 만남을 통해 “팀스터 노조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노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표 전략, 중간선거로 이어질까?

트럼프의 캠프는 이미 내년 중간선거에서 이 새로운 연합을 유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 내부에서도 일부 유권자층이 공화당 전체를 지지할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리버테리언(자유주의) 유권자들과 전 대선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자들이 공화당의 의회 다수 유지를 위해 투표할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는 이 두 집단을 겨냥해 선거운동을 펼쳤고, 특히 리버테리언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며 감옥에 수감 중인 ‘실크로드’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의 사면을 약속했다. 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리버테리언당 후보는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울브리히트를 사면했으며, 선거 기간 동안 약속했던 대로 케네디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했다.

그러나 모든 리버테리언이 이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현 리버테리언당 대표 스티븐 네카일라는 울브리히트 사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트럼프가 우리를 단순한 표밭으로만 본다면, 언제든 우리를 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정책의 변화, 그러나 논란도 존재

트럼프의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은 업계 내에서도 일부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과거 비트코인에 반대했지만, 지난해 그의 가족이 암호화폐 사업을 시작하면서 태도를 바꿨다. 게다가 그는 취임 직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밈 코인’을 출시해 이해충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화당을 지지했던 암호화폐 투자자 닉 카터는 이에 대해 “최소한 불필요한 잡음이며, 최악의 경우 법적 문제를 더욱 키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백악관 만찬에 초대된 베일리는 이를 트럼프의 “기업가적 기질”로 해석하며 큰 문제로 보지 않았다. 그는 “우리 유권자층은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더 이상 우리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약속을 지켜야 한다

트럼프의 초기 조치에 대해 지지층은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지만, 더 많은 후속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준이 비트코인을 얼마나 보유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아직 없다. 팀스터 노조 역시 트럼프 정부가 노동 친화적 정책을 유지할지를 주시하고 있다.

룸비족 역시 여전히 연방 정부의 완전한 지원을 받기 위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로우리 추장은 “트럼프가 법안 통과를 밀어붙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지만, 만약 공화당이 이를 해내지 못한다면 룸비족 유권자들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를 잊어선 안 됩니다. 당연하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