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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번역 & 나의 시선

오스카 수상 다큐멘터리 ‘No Other Land’ 팔레스타인 공동 감독,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폭행당한 후 군에 연행돼

by 모모로그 2025. 3. 25.

카림 카드르, 히라 후마윤, 맥스 살트먼 기자 | CNN
업데이트: 2025년 3월 24일 월요일 오후 6시 55분 (EDT)

오스카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No Other Land의 팔레스타인 공동 감독인 함단 발랄이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폭행당한 후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연행됐다고 동료 감독들과 목격자들이 전했다.


2024년 3월 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오스카 시상식 이후 거버너스 볼(Governors Ball)에 참석한 ‘No Other Land’의 다큐멘터리 장편 부문 수상자들.
왼쪽부터 함단 발랄, 유발 아브라함, 바셀 아드라.
(사진: John Locher/Invision/AP)


발랄의 공동 감독인 바셀 아드라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발랄이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어와 월요일 서안지구 수시아 마을에 있는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고 밝혔다. 아드라가 도착했을 때, 발랄과 또 다른 최소 한 명이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발랄의 집 밖에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모여 있었으며, 일부는 돌을 던지고 있었다고 아드라는 말했다. 또한, 이스라엘 경찰과 군도 현장에 있었으며, 이스라엘 군인들은 가까이 다가가려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간의 폭력적인 충돌”이 발생한 현장에 출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러 명의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돌을 던져 차량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후 이스라엘 군은 “여러 명의 테러리스트들이 보안군을 향해 돌을 던졌다”며 팔레스타인인 3명과 이스라엘인 1명을 조사 목적으로 연행했다고 발표했다.

영화의 또 다른 공동 감독인 이스라엘인 유발 아브라함은 발랄이 머리와 복부에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브라함은 직접 사건을 목격하지는 않았다.

한편, 유대인 비폭력 센터(CJNV) 소속의 미국인 활동가 5명도 같은 날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활동가들은 10명 이상의 정착민들이 곤봉, 칼, 최소 한 자루의 돌격소총을 들고 마을을 습격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한 이스라엘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가옥 근처에서 가축을 방목하면서 발생한 분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활동가 제나는 그녀와 동료들이 수시아 마을에 접근했을 때 약 20명의 복면을 쓴 정착민들이 공격했다고 전했다. 그녀의 그룹은 발랄의 체포 장면을 목격하지는 못했다.

“우리는 차로 피하려 했지만, 그들이 나를 막대기로 때렸어요.“라고 그녀는 CNN에 말했다. 정착민들은 차량의 창문을 부수고 타이어를 찢었다. CJNV가 공유한 차량의 대시캠 영상에는 복면을 쓴 한 사람이 앞 유리에 돌을 던지는 장면이 담겼으며, 사진에는 깨진 유리 조각이 차량 내부에 흩어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같은 그룹에 있던 조쉬 키멜만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사건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군인들에게 (정착민들이) 우리를 공격했다고 말했어요.“라고 키멜만은 말했다. “그들은 ‘괜찮을 거야’라고 말한 후 우리 곁에 서 있었을 뿐, 정착민들을 쫓아가지 않았어요.”

이번 달 초, 발랄, 아드라, 아브라함은 함께 무대에 올라 No Other Land로 오스카 다큐멘터리 부문 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이스라엘 점령지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강제 퇴거당하는 현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팔레스타인 농부인 발랄은 이전에도 이스라엘 정착민들로부터 협박과 위협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착민들이 자신이 잠든 사이 그의 땅에 가축을 풀어놓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정착민들이 내 땅과 농장을 차지하려 한다”며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그들의 공격성이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발랄은 정착민들과의 갈등을 직접 촬영해 기록해왔다. 그는 한 정착민이 “신이 이 땅을 우리에게 주셨다”고 말하며 폭력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모습을 CNN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No Other Land는 서안지구 헤브론 산악 지대에 위치한 마사페르 야타 지역의 강제 철거 실태를 기록하고 있다. 공동 감독인 아드라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이곳은 이스라엘 정부의 강제 이주 정책에 의해 점차 파괴되고 있다. 영화에는 마을 놀이터가 철거되는 장면,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아드라의 형제가 살해되는 장면, 유대인 정착민들의 폭력적인 공격 등이 담겨 있으며,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는 또한 아드라와 아브라함 간의 인간적인 관계를 조명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복잡한 현실을 보여준다.

한편,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폭력은 여전히 팔레스타인 마을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의 반(反)정착촌 단체인 피스 나우(Peace Now)와 케렘 나보트(Kerem Navot)가 CNN과 공유한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세운 목축용 전초기지가 50% 가까이 증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2024년 12월까지의 데이터를 반영하고 있다.

로렌 이즈소(CNN) 기자 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