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돌아온 나는 막막했다.
무언가 대단한 경험을 한 것 같았지만,
한국에서는 그냥 '백수'였다.
지방에 살다 보니 취업 기회도 많지 않았고,
서울에 갈 자신은 없었다.
돈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무작정 공무원 공부를 시작했지만,
며칠 하지 않아 느꼈다.
“아… 나는 이런 체질이 아니구나.”
그즈음, 보험 담당자가 연락이 왔다.
“한번 교육 들어보지 않을래요?”
정말 할 게 없던 나는 교육을 들었고,
시험도 붙고, 면접까지 갔다.
그런데 면접 자리에서 들은 말:
“젊은 사람이 왜 이걸 하려고 해요?”
“해외도 다녀왔는데, 애들 영어나 가르치세요.”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그 말이 이상하게 계속 맴돌았다.
그래서 정말로 아이들 영어를 가르치게 됐다.
학원은 무서웠고, 경력도 없었기에
영어 학습지 선생님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의외로 너무 재밌는 거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도,
또래 선생님들과 어울리는 것도,
다시 대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차 없이 뚜벅이로 여러 집을 방문하며
수입의 한계를 절감했고,
지원금도 1년만 제공된다는 걸 알고
정확히 1년만 하고 그만두게 됐다.
그때 얻은 게 있다면,
지금의 남편. 😆
그 시절 소개로 만나
힘들었던 나의 시간을 함께 위로해 주었다.
그렇게 4개월 정도 백수로 지내다,
“그래도 배운 게 디자인인데…”
다시 디자인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광고디자인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고,
두 곳 모두 합격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더 마음 가는 곳으로 선택했고,
나는 그곳에서 무려 8년을 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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